2015년 2월 8일 일요일

12 For Your Eyes Only(유어 아이즈 온리)의 007 James Bond Suit, 1981년

앞서 개봉했던 '문레이커'가 막장 스토리로 흘러갔고(뭐 흥행은 성공했다만...), 그리고 로저 무어의 계약은 문레이커까지로 끝났었습니다.
제작진은 새 007을 알아봐야 했죠. 그리고 앞선 스토리가 막장으로(산으로 가다못해 직접 우주로 가고, 우주에서 전투까지....)간 것에 대한 반성인지 '본질'에 충실한 스토리라인을 다시 구성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새 본드 찾기가 순조롭지 못하자 제작진은 로저 무어와 1편 더 계약을 연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존 로저 무어의 007과는 다른 분위기의 제임스 본드가 나오게 된 것이고요.

능글능글했던 로저 무어는 이 시리즈에서 다소 거친면을 보여줍니다. 애초에 새 본드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스토리라인 때문이죠.

그리고 케롤 부케가 본드걸로 나옵니다. 연기는 엄청 못했지만 연기 못하면 뭐 어떻습니까.
선녀님의 자태만 보는 것으로도 축복......(뭐 제가 신체 정신 다 멀쩡한 남정네인지라....)
케롤 부케의 발연기는 나중에 나오는 또다른 본드걸의 발연기에 묻힐 정도입니다.(그분도 정말 이쁘십니다)

그리고 본드의 테일러가 또 바뀌었습니다.
로저 무어는 007 데뷔를 Cyril Castle의 수트와 했지만 중간에 Angelo Roma 의 수트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유어 아이즈 온리'에서부터는 Douglas Hayward의 수트와 함께 합니다.
따라서 앞선 시리즈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줍니다.

<Grey Flannel 3 piece suit>
이전 시리즈까지 입었던 Angelo Roma의 수트가 '넓은 라펠과 넓은 바지 통' 등 다소 유행을 많이 반영했다면, 이 Douglas Hayward의 수트는 다시 정돈된 느낌으로 돌아갑니다.
라펠 폭도 좁아지고, 바지 통도 이전보다는 좁아졌습니다(그래도 좀 넓은 듯 하지만...)
더블벤트는 그대로 입니다.

로퍼(슬립온)만 즐겨 신었던 로저 무어의 구두 취향을 보여드리기 위해 위의 사진도 캡쳐해서 넣었습니다.(구찌와 페라가모를 즐겨 신었다는데, 저건 어떤 브랜드인지 확인이...)

셔츠는 계속 Frank Foster에서 만들었습니다.
칼라와 커프부분은 하얀색, 몸판과 팔 부분은 붉은색 스트라이프가 있는 디자인인데 이런 셔츠들이 80년대에 유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원래 로저 무어는 유행 아이템을 잘 반영했죠.^^
그리고 이 시리즈 부터, 칵테일 커프 셔츠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로저 무어와 티모시 달튼은 계속 배럴 커프, 그리고 피어스 브로스넌과 다니엘 크레이그는 프렌치 커프 셔츠를 입습니다.
숀 코너리, 로저 무어는 계속 칵테일 커프스 셔츠를 입어왔는데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네이비 스트라이프 3피스 수트>
트렌치, 감색 스트라이프 3피스 수트.. 멋진 조합입니다.
그리고 수트 자켓의 컷이 매우 훌륭합니다. V존이 약간 아래로 내려간 듯 하지만 나쁘지 않고요.
수트 때문인지 이전에 화려한 수트를 입은 로저 무어의 본드 보다는 다소 진지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타이가.....다소.........
위 장면에서 보면 수트는 이전에 입었던 Cyril Castle과 비슷한 듯 합니다.
어깨에 패드는 없는 듯 하며, 어깨에서 가슴 부분도 드레이프 없이 꽉 맞게 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선이 깔끔합니다.
숀 코너리의 수트 자켓에는 다소 볼륨이 있었죠.
셔츠 칼라도 이전에 비해 넓어졌고 크기도 좀 작아졌습니다. 이전의 셔츠들은 최근에는 도저히 입기 힘들지만 이 셔츠는 지금 입기에도 문제가 없어 보이죠.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시려면 바로 전에 올린 포스팅 등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회색 수트, 크림색 셔츠 조합>
Douglas Hayward의 수트 특징이 여기서도 잘 보입니다. 낮은 위치의 V존, 그리고 같이 낮아진 주머니 위치(나중에 주머니는 더 내려갑니다)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주머니가 양쪽 측면에 아니라 청바지 주머니 처럼 위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주머니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양복 입었을때 주머니에 손 넣기 힘들어서요)

<감색 블레이저, 베이지 바지>
보통 더블 브레스티드는 V존이 다소 높게 잡혀 있는데, 이 자켓은 낮게 되어 있습니다.
뭐랄까 사람이 좀 헐거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타이도 안 했습니다.
V존이 낮으면 뭔가 사람이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고, 또 당시 유행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가장 싫어하는 더블 브레스티드 방식은, 6개의 단추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록 좌우 폭이 넓어지거나 4개의 단추로만 된 방식입니다.
뭔가 80년대 돈 많은 양키를 동경하는 듯한 분위기 등등등...(혼자서 멋대로 생각한 것 입니다)
더블은 뭔가 딱 떨어져야 그 맛이죠.

<매우 싫어하는 더블 브레스티드 예시....>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위의 더블 브레스티드는 뭔가 사람이 느끼해보입니다.
그리고 유럽보다는 미국 느낌이 많이 나고요.


<검정 디너 수트>
다시 본드의 수트로 돌아오겠습니다.
위의 장면에서 검정색 디너 수트를 입었습니다. 캡쳐된 화면에는 잘 안보이지만 노치드 라펠(보통 수트의 칼라 라펠)로 되어 있습니다.
많은 디너 자켓들의 라펠은 피크드 라펠(끝이 뾰족하게 위쪽으로 올라간 라펠)이나 숄 칼라를 많이 사용하는데, 사실 어떤 라펠을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바지는 양 측면에 새틴 밴드가 있고 허리에 커머밴드를 했습니다.
또한 양쪽에 주머니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하지가 않네요...(로저 무어는 양 측면 주머니가 없는 바지를 자주 입어서....)
Frank Foster의 셔츠는 다소 펑퍼짐해 보여도 나름 슬림핏 입니다.(다트 두개가 등에 있습니다)

<밝은 갈색 수트>
낮아진 V존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또한 80년대 초반 수트의 특징을 쉽게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70년대 중후반의 다소 과장된 실루엣 대신 매우 정돈된 듯한 컷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쯤 부터 미국식 수트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듯 하지만 007 시리즈에서는 그런 것이 반영이 안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V존과 함께 낮아진 자켓 주머니의 높이로 인해 '아저씨 양복'과 같은 느낌도 함께 주고 있습니다.

테일러가 바뀐 본드 시리즈 답게 수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한 수트들을 한번 더 정리를 해 보면....

회색 플란넬 3피스 수트 1벌
감색 스트라이프 3피스 수트 1벌
밝은 회색 + 크림색 셔츠 1벌
감색 블레이저 + 베이지 바지 1벌
검은색 디너 수트 1벌
밝은 갈색 수트 1벌

위 영화는 다른 로저 무어의 본드 영화와는 다른 몇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온몸으로 육탄 돌격하는 본드걸과 '숙면'을 취하지 않기도 하고,
비무장에 항전 의사가 없는 적을 거칠게 죽이기도 하죠(아래 장면처럼)

앞서 말씀 드렸던 것 처럼, 애초에 다른 배우를 섭외하는 것을 전제로 '로저 무어의 007' 향기를 최대한 뺐던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런게 전 더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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