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1일 토요일

Kingsman Suit 이야기

이전에 킹스맨, 특히 킹스맨 수트와 관련한 포스팅을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http://kunny01.blogspot.kr/2015/01/blog-post_27.html

킹스맨 영화 제작과정에서, 제작진과 온라인 멀티샵 '미스터 포터-MR Porter와 함께 콜라보를 했다는 것이죠.
이 미스터 포터 측이, 영화 의상에 많은 조언을 했고, 아예 Kingsman '킹스맨' 이라는 라벨로 제품을 판매할 준비까지 했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수트는 영국의 대표적 비스포크 하우스 헌츠만(Huntsman) 에서, 셔츠는 턴불 앤 아서(Turnbull & Asser),구두는 Crockett & Jones 와 George Cleverley 라는 것도 소개 드렸었고요.(Crockett & Jones 는 훈련용 부츠, 그리고 나머지 구두들은 George Cleverley 인 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온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현재 미스터 포터에서 판매하고 있고요.
http://www.mrporter.com/mens/designers/kingsman

위 주소로 들어가시면 판매 페이지로 연결되고요.

킹스맨에 나온 수트은 모두 다 더블 브레스티드 입니다.
저도 20살 무렵에는(1997~1998년도 경)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만 입으려고 들고, 입었다죠.(힘들게 기성복 사서....)
그런데 기럭지의 한계 때문에(제가 170 초반대의 신장의 루저입니다) 더블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런데 킹스맨에 나온 태론 에거트를 보니, 다시 입어보고 싶어지더군요.(키가 178로 나오는데, 왠지 75정도로 밖에 안 보여서....)
키가 작은 사람이 더블 브레스티드를 입으면 키가 더 작어보이는 것 같더군요. 아니면 부패 정치인 처럼 보이거나....ㅡㅡ;;
이태리를 경제를 아작내고 골고다 언덕으로 보내버리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가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를 애용합니다.(키 165cm 정도)
아, 암튼 옛날에는 더블 수트를 입고 싶었지만 지금은 안 입는다는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런데 킹스맨에 나온 수트들을 보니 다시 뽐뿌질이 와서....


그런데 사실 태론 에거트는 소위 '수트빨'이 잘 안받더군요. 연식도 그렇고 체형도 뭐랄까......
우리나라 연예인들에게 수트 입혀놓은 느낌.....

Huntsman 에서 만든 수트는 역시 콜린 퍼스에게 잘 어울립니다.
수트의 몇가지 특징을 보면.....
어깨는 직선으로 내려오고, 로프트 숄더로 되어 있고요.
가슴부분의 드레이프는 거의 없는 것 같더군요.(이미지 검색을 해서 보니)
또 특징이, 암홀이 높고 허리부분을 강조해서 더블 브레스티드인데도 매우 날렵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켓의 가슴, 허리, 하단 등이 강하게 강조되어 있어 '영국식' 냄새가 물씬 풍기고요.
소매나 바지 너비도 날렵합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아주 쬐에에에에에끔 슬림이겠지만요.
과연 지금 유행하는 우리나라 수트(니혼진+가짜 이태리식 스타일)하고, 저 위의 수트 중 5년 뒤에 어떤 것을 입고 다닐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그냥 한눈에 봐도 위의 수트는 무슨 국적 불명의 스트라파타 등이나 마니카 카미치아 등 일본풍 이탈리아 방식의 디테일 등으로 포장한 요즘 우리나라 수트들과는 다릅니다. 뭐 소비자들이 그런 것들을 주로 찾으시니 수트하우스나 회사 등에서 그쪽으로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문제겠지요.

위 수트들을 미스터 포터에서 판매하긴 하는데, 대략 가격이 2,500 달러 정도 합니다.
비싸다고 거품 물고 분노하실 분들도 계실수 있겠는데....우리나라에서 파는 수입 디자이너 브랜드 수트 가격을 생각하면....
접착식으로 그냥 원단에 뽄드 스스슥 발라 기계로 박음질한 구라파 디자이너 브랜드 남성복 수트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저 킹스맨 수트는 기성복이긴 하지만 수공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갔죠. 비접착으로 '한땀한땀' 바느질이 되어 있으니까요.

<영국 장인의 한땀한땀>
-뱀말: 그런데, 요즘 Suitsupply 에서 쭝궈 장인(??)들을 활용해 600달러대의 비접착 기성복 수트들을 팔긴 합니다......

하다못해 '원단회사로 유명하다가, 일본사람들에 의해 커진' 제냐 수트 가격을 생각해봐도 나쁜 가격은 아닌 듯 합니다.
톰 포드가 컨펌하고 제작은 제냐에서 하는 톰 포드 남성복 수트 기성복 가격을 생각해도, 저 헌츠만에서 제작한 킹스맨 수트 가격은 과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저 가격이면 국내에서 Full Bespoke 로 정말 고퀄리티의 수트 구입이 가능하죠.(저라면 같은 돈으로 우리나라에서 Full Bespoke 를 택하지만, 헌츠만 수트도 탐나긴 하네요)

국내 패션브랜드 기성복 중 고가 라인을 보시면 100만원은 가볍게 넘어가는 것들이 많죠. 기성복인데 100만원 후반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헌츠만의 킹스맨 수트가 끌리긴 끌립니다.
'나는 브랜드가 엄청 좋아!! 브랜드가 중요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추!!!(저는 그 돈이면 Full Bespoke 갈래요)

그리고, 007 Skyfall에 나온 수트들 보다는 훨씬 좋더군요.
톰포드가 다 먹는 007 보다는 좀 더 영국 느낌이 물씬 나고요.
톰포드의 수트는 대놓고, 아니면 은근히 '색기'를 뿜어내려하는 수트인데요.

퀀텀 오브 솔러스때는 그런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뭐 소매끝의 5개 버튼이 그러하긴 했지만....)
톰 포드가 수트를 공급한다고 했을때 '이제 007도 끝났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런 기우가 싹 가셨었거든요.
그런데 스카이폴은...내용은 참 재밌었지만 수트는 한숨만 나왔었습니다. 물론 여성팬들에게는 '수트 포르노'라고 칭송을 받았지만....

셔츠가 Turnbull & Asser 인 것도 맘에 들고요. 이 셔츠 메이커는 007의 한 축이죠.
Aston Martin 이 007의 자동차를 상징한다면(물론 소설에서는 벤틀리에서 Aston Martin 으로 바뀝니다면), Turnbull & Asser 은 007의 셔츠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007에서도 저런 수트들을 볼 수 있겠죠? 007 설정은 영국인이니까요. 미국 연예인 언더커버 정보원이면 톰포드를 입는게 맞을 것이고, 이탈리아 부자 언더커버면 브리오니를 입는게 맞는 것 처럼요.

그냥 이야기:
영화 다 보고나서, 마누라님과 극장에서 나올때 제가 이랬다죠.
"매너스 메잌ㄸ 맨!"(Manners maketh man)

마누라님이 챙피하다고 하지 말랍니다. 그래서 반복해서 더 크게 또 했습니다.(사실 '애' 보다는 '아'에 가깝게 발음을 해서....ㅋㅋㅋ)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한 공주님이 태론 에거트에게 '세계를 구하면' 드리겠다는 것이 있었는데(19금!! 애들은 가!!),
그 대사 듣고 극장 안에서 '푸하하하하 크케케케케케케 으하하하하' 웃어서 마누라님이 챙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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