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30일 금요일

10 The Spy Who Loved Me(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007 James Bond Suit, 1977년

제가 처음 제대로 봤던 007 영화 입니다.
97년도 어느날 밤, 방에서 학교 과제를 하면서 TV를 켰었는데요.
뭐 이리저리 재미없는 채널 돌리다가 AFKN(요즘 분들은 이거 아실런지)에서 007 영화를 시작하더군요.
생각없이 보는데, 여주인공이자 본드걸 몸매가 너무 착하셔서.........ㅡㅡ;;(하라는 학교 과제는 안하고)

이 영화에서도 Roger Moore 가 연기하신 마성의 본드님은 눈만 마주쳐도 본드걸이 흐느적 거리면서 끼를 부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서 산으로 막 가던 영화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요.

수트 보겠습니다.

이 '나를 사랑한 스파이'편에서는 본드의 수트가 한번 더 변하게 되는데요. 우선 테일러가 Angelo Roma로 바뀝니다.
셔츠는 Frank Foster 그대로 입니다.

<면 소재 스포츠 코트 착장>
위 사진들을 처음 보시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사파리 자켓, 그리고 어마어마한 바지 통 넓이가 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여지는 자켓은 면 소재로, 사파리 자켓을 응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어깨 견장, 허리 벨트, 그리고 주머니나 소매쪽의 버클 등이 주로 보이게 되고요.
중간부분 본드의 신발을 보시면 장식이 있는 로퍼를 신은 것이 보입니다. 구찌나 페라가모로 보여지는데, 정확하게 어디 것인지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습니다.(로저 무어는 구찌, 페라가모 로퍼를 즐겨 신고 나왔습니다. 아 구찌 벨트도 있네요. 그리고 조지 라젠비는 구찌 가방을 사용한 적이 있고요)

여기에 하늘색 셔츠, 아주 연한 크림색 바지를 입고 나왔습니다.(통 너비는 뭐...)

<어두운 감색 디너수트>
흔히 Midnight Blue 라고 하죠. 검은색보다 더 뚜렷하게 어두워 보이는 듯한 색.
주로 본드의 디너수트는 이 색깔을 주로 사용합니다. 간혹 검정색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검정색은 화면이나 사진으로 보면 좀 탁해보이죠)
Angelo Roma의 디너수트를 보시면 6버튼에 라펠이 매우 넓습니다.
그리고 벤트가 없고요.
바지의 경우 밑위가 깁니다. 그리고 역시 어마어마한 통 너비를 자랑합니다....(뭐 당시 유행이니...)
Frank Foster에서 만든 셔츠도 좀 변화가 있는데, 손목 커프 부분을 보시면 됩니다.
보통 디너수트 등에는 프렌치 커프스 셔츠를 하는데, 생소한 커프의 등장입니다. 탭이 있고 큰 장식 단추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로저 무어의 본드는 이런 커프의 셔츠를 항상 입고 나옵니다.
마지막으로....본드 바지에는 양쪽 측면 주머니가 없습니다.(엉덩이 부분의 뒷주머니만 있습니다)

<갈색 실크 수트>
캡쳐한 화변에는 잘 안보이는데 산뚱실크가 섞인 듯한 수트 입니다.
위 사진만 봐도 70년대 후반 수트의 유행이 확실히 보이는데요.
매우 넓은 라펠, 넓은(나팔바지) 바지 통, 몸에 잘 맞는 핏, 깊은 더블 벤트 등.
위 사진들을 보시면 셔츠가 바뀌어 있습니다. 물론 설정이 2일간에 걸쳐있고 갈아입었다는 내용이 되겠죠.
처음 입은 셔츠는 매우 캐주얼한 듯 합니다. 어찌보면 수트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그걸 소화해 낸 로저 무어가 대단해보이기도 하고요.

<어두운 감색 블레이저>
Angelo Roma의 컷을 잘 보여준 블레이저 입니다.
약간 타이트하게 재단한 듯한 어깨, 그리고 허리에서 자켓 끝까지 내려오는 선이 날렵합니다.
블레이저의 라펠은 매우 넓은편인데 당시 유행이니까요.^^
그리고 V존도 매우 깊은데 자켓 길이와 조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바지는 밝은 베이지 색이고, 역시 통 너비.........
그냥 나팔바지라고 봐야겠지요.
셔츠는 흰색과 파란색이 섞인 줄무늬 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로저 무어가 군복을 많이 입고 나와서 수트 복장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베이지 사파리 자켓 1회
감색 디너 수트 1회
갈색 산뚱실크 수트 1회
감색 블레이저 1회

뽀너스로 군복샷 하나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Carly Simon이 부른 전설의 명곡 Nobody does it better 도 이 영화에서 나왔습니다.
아주 달달한 목소리가 남자의 가슴을 화악 녹이는 듯 합니다.


09 The Man With The Golden Gun(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007 James Bond Suit, 1974년

Roger Moore 시기의 007은 의외로 망작들이 많습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다 못해 우주로 가는 시리즈가 몇 있을 정도인데 그 중 Roger Moore 가 주연한 것도 몇개 있습니다.
원작에 충실하지 않고 인기를 쫓아가던 제작진의 패착이겠지요.
다만 그런 와중에도 로저 무어의 인기는 계속 올라갑니다.

9번째 시리즈은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도 어찌보면 망작 언저리까지 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대로 망작들이 몇개 있기 때문에, 오그라들 정도는 아니고요.

수트 보시겠습니다.

<회색 스트라이프 수트>
MI6 사무실에서의 장면 입니다.
또다시 더블 브레스티드가 등장합니다. 더블은 Roger Moore 시기에만 간혹 등장하고 다른 007 시리즈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라펠이 매우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로저 무어가 입은 수트의 특징대로 바지는 밑으로 살짝 퍼지며, 자켓은 더블 벤트인데 매우 깊은 편 입니다. 그리고 어깨와 허리가 강조되어 있지만, 자켓 길이는 약간 긴 편 입니다.(허리가 강조되어서 두드러지게 보이지는 않지요)
그리고 소매 끝부분에는 원버튼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소매 끝이 1버튼으로 된 자켓은 주로 둥글게 말아서 단추를 채우는 것이 아닌, 소매 부분이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단추를 채우도록 된 것이 많습니다. 로저 무어의 옷도 그런 경우죠.

참고로 저 장면 이야기 인데, 누가 총알에 '007'을 새겨서 MI6 보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 입니다. 그래서 본드가 M에게 "누가 제 목에 돈을 걸었나요?"라고 묻자 M이 하는 대답이 다소 재밌습니다.
"Jealous husbands, outraged chefs, humiliated tailors....The list is endless!!.."
(마누라 뺏긴 남편들하고, 화가 난 요리사들하고 모욕당한 테일러들 등 끝도 없는데.......)
-저 대사 나올때 본드 표정이 '아 저 영감 또 시작했네....ㄸㅂ'라고 하는 듯요. ㅎㅎㅎ

암튼 본드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대사죠.

<감색 수트, 하늘색 셔츠, 붉은색 타이>
제가 007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자켓 중 하나 입니다.
네이비, 2버튼, 깊은 V존하고 역시 깊은 더블 벤트.
그러나 바지는 밑으로 살짝 퍼지고 또 벨트를 했습니다......(아아....)
이때부터 본드는 수트에도 벨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사진 중, 소매에 단추가 1개만 있을 경우 디테일이 자세하게 보입니다.
언제나처럼 셔츠는 Frank Foster, 수트는 Cyril Castle 입니다.

<감색 더블 블레이저, 회색 바지, 푸른색 타이>
군복스러운 블레이저 입니다. 거기에 회색 바지에 파란색 타이를 착용했고요.
셔츠는 멀리서 보면 하늘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흰색에 파란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켓의 주머니는 기울어져 있고, 더블벤트이고요. 소매 끝 단추는 1개 입니다.

<크림색 사파리 자켓>
로저 무어의 본드는 상당히 유행하는 옷을 많이 입었다는 이야기를 지난번에 적었었는데요.
여기서도 그것이 보입니다. 사파리 자켓을 입은 것 입니다.
마카오에서의 장면인데, 크림색 린넨(또는 실크) 자켓을 입었습니다. 그 안에 크림색 셔츠를 입고요.
자켓은 장교 정복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며, 4버튼 입니다. 수트 자켓과는 달리 주머니나 어깨 견장등의 디테일이 많고, 또 라펠 등의 스티치(갈색으로 보여지는)가 눈에 크게 보입니다.(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밝은 회색 수트, 흰색 셔츠, 감색 타이>
밝은 회색의 수트가 눈에 보입니다. 자켓이 아주 멋지게 딱 떨어집니다.
숀 코너리의 자켓은 너무 어깨가 넓고 어깨와 가슴에 드레이프가 있어 크다는 느낌이 들고, 조지 라젠비는 너무 딱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 로저 무어의 자켓은 우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약간의 드레이프가 있고 V존 버튼 위치로 인해 늘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펠 폭도 넓다거나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만 살짝 보이는 안감이.....아주 화려합니다.
또 벨트가 보이고, 마지막으로 통이 넓어지는 바지도 있지요.

<갈색, 카키, 올리브 색 등 다양한 색으로 보여지는 더블 수트>
벌써 두번째 더블 브레스트 수트 입니다. 확실히 로저 무어는 숀 코너리보다 많은 옷으로 패셔너블함을 표현합니다.
(해외 본드 팬들중에 '로저 무어는 너무 패셔너블하고 유행하는 아이템을 입어서 선호하지 않음'이라고 하는 분들도 여럿 계시죠)
싱글 수트보다는 더블 수트의 라펠이 더 넓어 보이며 이 갈색인지 올리브색인지 알 수 없는 수트는 더 화려한 느낌을 갖고 있고요.
셔츠는 흰색에 가는 주황색 스트라이프가 있습니다. 타이도 올리브색 계열인 듯 합니다.

<화이트 디너 수트>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흰색이나 크림색 산뚱실크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크림색 셔츠에 검은색 보타이를 했습니다.
주머니는 기울어져 있고, 더블 벤트가 깊게 있습니다.
보타이는 매우 폭이 넓습니다. 숀 코너리때와 비교해도 매우 넓은 편인데 당시 유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매 끝 역시 단추가 1개로 되어 있습니다.

<짙은 회색 수트>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의 수트인데, 소재가 울인지 실크인지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본드가 자켓을 벗어서 바지나 셔츠의 디테일이 잘 보입니다.
먼저 바지부터 말씀드리면....밑위가 길고 옆구리쪽에 '당연히' 있어야 할 주머니가 보이지 않습니다.
옆 주머니가 없다는 내용은 본 적이 있었는데, 화면을 뚫어지게 자세히 보니 진짜 주머니가 없습니다.
어쩐지 로저 무어가 주머니에 손 찔러넣는 장면은 못본 듯 싶습니다.
그리고 셔츠는 몸에 슬림하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등 부분에 다트 2개가 보이는데, 이것 때문에 상반신 몸에 맞게 재단이 된 것 같습니다.

<네이비 블레이저, 밝은 회색 바지>
앞서 나왔던 블레이저와 거의 같습니다. 군복스러운 더블 브레스티드이며, 앞에 등장한 것과 미세한 색상 차이만 있는 듯 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밝은 회색 바지를 입었다는 것하고, 역시 푸른색과 하늘색 등이 섞인 타이를 매었다는 점 입니다.

<회색 플레이드 패턴 스포츠 코트 등>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는 지 모르겠지만,(왠자 아저씨들이 많이 입는거 봐선...) 저는 저런 형태의 플레이드(Plaid) 패턴의 스포츠 코트를 안좋아합니다. 남자의 강인함 등을 죽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2버튼이며, 꽉 맞는 어깨에 허리를 강조했고, V존이 깊은...앞서 나왔던 수트 자켓들과 형태와 디테일이 거의 동일합니다.
그런데 소재가 맘에 안드네요...
바지는 진한 회색인데, 구찌 벨트를 맨 듯 합니다.(캡쳐를 해도 자세히 안 보이더군요)
그리고...바지가 옆구리쪽 주머니가 없고 뒤에만 있습니다.(역시 캡쳐를 해도 명확하게 안 보입니다)
타이는 검은색이고, 셔츠는 크림색 입니다.

다시 정리를 하면....
회색 더블 수트 1회
감색 싱글 수트 1회
감색 블레이저 및 어두운 회색 바지 1회
크림색 사파리 자켓 1회
밝은 회색 수트 1회
올리브(갈색) 수트 1회
흰색 디너 수트 1회
어두운 회색 수트 1회
감색 블레이저 및 밝은 회색 바지 1회
회색 플레이드 자켓 1회

엄청 많이 입었네요.

마음에 드는 수트도 있었고 안드는 수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산으로 가는 느낌은 너무 들어서 실망이 컸는데, 다음 편에서 다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