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6일 월요일

06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여왕폐하 대작전)의 007 James Bond Suit, 1969년

제임스 본드 배우가 바뀌었습니다.
무명배우에서 본드로 인해 글로벌 스타가 된 숀 코너리가 떠난 것이죠.
그리고 새로운 본드는 조지 라젠비라는 호주 출신 배우가 차지했습니다.

숀 코너리로 인해 007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이후 제작된 원작 소설에 이안 플레밍은 본드의 출생지로 스코틀랜드를 슬찍 끼워 넣었습니다. 숀 코너리를 고려한 것이죠.
이 엄청난 배우 뒤로 호주 출신에다, 유명 패션모델 경력이 있지만 연기 경험이 없던 신인이 본드가 된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죠.
한국 개봉명은 '여왕폐하 대작전' 이라는 요상한 제목과 함께요...(여왕의 첩보원으로서...라고 하면 될 것을..)

모델 출신 답게 옷빨이 장난 아닙니다.

<인트로 신에 나온 디너수트>
인트로 신의 경우 약간 어둡고 또 라젠비의 무시무시한 옷빨이 잘 안보입니다.
Dimitrio Major가 제작한 디너수트인데, 아마 어두운 감색이 아닌가 싶네요.
셔츠는 Frank Foster 입니다.

<저 우월한 기럭지를 더 돋보이게 하는 아이보리 수트>

크림색 Linen 원단에, 핑크색 셔츠, 그리고 네이비 니트 타이 입니다.

이 영화 처음 볼때 저 장면보고 '뜨악' 했습니다.
2000년대 중부한 들어 유행하기 시작했던 남성복이 그대로 보였으니까요.
뭐 거기에다가 본드를 맡은 조지 라젠비의 체격이 워낙 좋다보니...
숀 코너리는 보디빌더 출신이라면, 조지 라젠비는 전투교관 경험이 있는 잘나가던 패션모델 이다보니, 몸이 보기 좋을 정도였죠.
거기다가 영화 촬영 전, 제작진과 충분한 토의 끝에, 60년대 후반 유행하던 룩을 많이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당시가 모즈룩 시기였으니까요.

잠깐 숀 코너리의 수트와 조지 라젠비의 수트를 잠깐 비교해보겠습니다.

Sean Connery
Suit maker:  Anthony Sinclair
Shirt maker: Turnbull & Asser
수트특징:    2 button
              더블벤트/센터벤트/벤트리스 안가림
              소매 끝에는 버튼 4개
              좁은 라펠 폭과 어깨에서 가슴으로 살짝 보이는 드레이프
              바지는 주름 2개가 안쪽을 향함
              벨트 없이 단추로 된 사이드 어드저스터 사용
              타이 노트는 주로 포인핸드


George Lazenby
Suit maker:  Dimitrio Major
Shirt maker: Frank Foster
수트특징:    2 button/3 button
              매우 깊은 더블벤트
              소매 끝에는 버튼 3개
              라펠 폭은 보통, 상의 길이가 짧고 여분이 많지 않음
              바지에는 주름 없고 밑위가 짧으며 통이 좁음, 턴업 없음
              벨트 없이 버클로 된 사이드 어드저스터 사용
              타이 노트는 윈저 노트

개인적으로는 조지 라젠비의 수트가 매우 마음에 들고, 또 맞춘 옷들은 다 그 영향을 받았죠 ^^;;
(기럭지가 못 따라가는 비루한 몸이 문제죠)

<Dark navy dinner suit>

요즘 입고 나가도 시선이 집중될 정도로 멋지게 만들어진 디너수트 입니다.
옷걸이가 좋은 것도 있지만 얇고 길게 잘 재단된 것이 한번에 보이죠.
그런데...턱시도 셔츠 앞단에 프릴은 좀 거시기 하고... 셔츠 여분은 거의 없이 몸에 밀착된 것 처럼 보일 정도네요.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감색 디너수트는 Dimitrio Major, 셔츠는 Frank Foster 입니다.

<감색 3피스 헤링본 3버튼 수트>

기존 숀 코너리의 수트와는 또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3버튼 수트입니다.
또 숀 코너리가 일반 수트에는 칵테일 커프 셔츠를 입었지만 조지 라젠비는 배럴 커프 셔츠를 선택했습니다.
그나저나 옷이 하도 타이트하다보니 베스트와 바지의 여분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삐진 여자분 달래러 가신 본드가 입은 승마복>
왜 여자분이 삐지셨는지는 영화를 보시면 아실거고요...
승마용으로 입은 해킹자켓은 하운즈투스 트위드이고, 붉은색 윈도우 패턴이 보입니다.
그리고 캡쳐하려 했는데, 소매는 단추 한개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켓은 3버튼이고, 주머니는 기울어져 있습니다.

<하늘색 계열 수트>
워낙 잠깐동안 노출되는 수트라서 정확한 디테일은 알기가 어려운데요.
하늘색에 가까운 색의 3버튼 수트 입니다. 핏은 조지 라젠비가 입은 다른 수트와 비슷한데, 첫번째 두번째 단추를 채운 것이 눈에 들어오고요. 그리고 프렌치커프스 셔츠를 입고 감색 니트 타이를 매었습니다.

<푸른 빛이 도는 글렌체크 수트>

위 사진을 보셔도 숀 코너리의 수트와 차이점이 많이 보이실 겁니다. 우선 어깨와 가슴에서 드레이프가 없이 바로 내려오는 것, 그리고 짧은 자켓 길이와 바지 통을 좁게 처리한 것이 쉽게 보입니다. 그리고 주머니가 기울어져 있으며 티켓 포켓도 함께 있는데 주머니가 큰 편 입니다.
참고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건물 복도에서 플레이보이 누드 사진을 당당하게 보면서 걸어가네요.....

<감색 블레이저 착용>

극중 영국인이다보니 네이비 블레이저는 어느 007 영화를 봐도 자주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네이비 6버튼이고, 군복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디자인이고 합니다.(뭐 예비역 해군 중령이니...)
주머니는 기울어져 있고, 티켓 포켓이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소매에는 버튼이 3개 있습니다.
셔츠는 하늘색, 그리고 붉은색 니트타이를 함께 착용했고요.

<감색 더블 카 코트, 그리고 회색과 감색이 섞인듯한 플란넬 수트>

감색 더블 카 코트, 그리고 역시 감색과 회색이 섞인 듯한 플란넬 수트 입니다.
코트는 뒤에 센터벤트가 깊게 있고, 주머니도 기울어져 있으며, 소매 끝에는 단추 1개만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수트는 3피스 3버튼이고, 앞서 보여드렸던 3피스 3버튼 헤링본 수트와 거의 같은 핏과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하늘색 셔츠에 붉은 색 니트타이를 매었습니다.

<갈색 얼스터 코트, 그리고 갈색 트위드 3피스 수트>

신분을 위장하고 들어간 본드가 착용한 복장입니다.
스위스 쉴트호른을 배경인 이 장면에서 본드는 한 계보학자로 위장을 했고 그가 실제 입던 옷 느낌으로 위장을 한 것이죠.
갈색 얼스터 코트, 그리고 갈색 트위스 수트를 입었는데, 셔츠는 태터솔 체크, 그리고 휘장이 있는 네이비 타이를 맸습니다.  
자켓은 2버튼이고, 이전에 등장한 수트와 거의 비슷하지만(라펠 넓이, 어깨에서 가슴에 드레이프가 없이 재단 등) 바지는 좀 더 통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네이비 플란넬 수트>

다시 국장 사무실에서의 모습입니다. 앞서 등장한 3피스 3버튼 플란넬 수트와 거의 비슷합니다. 차이점이라면 감색이고 스트라이프가 좀 더 선명해 보이며, 타이는 니트로 된 감색 타이를 맨 것입니다. 소매 단추 갯수나 트임 등은 정확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결혼식 모습>

본드의 결혼식 모습입니다.(진짜 결혼식)
이미지 속 본드는 네이비 픽크드 라펠 자켓, 회색 베스트, 밝은 회색 타이를 매었습니다.
보통 일과시간 내의 격식있는 자리는 Morning Dress 를 착용하는 것이 착장법 이지만, 흔히 Black Lounge(블랙라운지) 착장도 격을 갖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편하면서도 격을 갖춘 방법이라는 것이죠.
흔히 블랙라운지는 'Stroller' 라고도 불리는데, 검은색이나 감색 피크드라펠 자켓, 회색 바탕에 짙은 색 줄무늬가 있는 바지, 회색 타이에 베스트(회색이나 짙은 색)을 착용한 것을 의미합니다. 본드의 결혼식에는 많은 하객들이 이 블랙라운지 복장으로 참석을 했지요. 그리고 앞서 Goldfinger 에서도 '오드좁'은 블랙라운지 복장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블랙라운지 착용 모습> 

하객(이라고 말하고 본드 장인어른 휘하의 조폭이라고 쓴다)과 본드의 장인, M이 착용한 블랙 라운지 입니다.베스트는 자켓과 같은 네이비로 하는 것이 더 멋진 것 같습니다.(제가 제 결혼식때 저렇게 본드의 장인과 같은 조합으로 블랙라운지를 입었...^^)


이 영화를 끝으로 조지 라젠비는 007을 떠납니다. 원래는 계약이 더 되어 있었지만 조지 라젠비가 본드 역할에 뜻이 없어 스스로 그만 두었다고 하는게 정설입니다. 영화 개봉 전에 이미 그만 두겠다고 발표까지 했으니까요.

주변에서 '본드 계속하다가는 연기 인생이 어렵다. 007은 곧 끝난다. 지금은 히피의 시대, 사랑의 시대이다' 라고 많이 꼬드겼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조지 라젠비 주변에 히피에 심취한 인물들이 많았고, 그 영향인지 조지 라젠비가 이 영화 홍보 프로모션 기간에 머리를 길게 기르고 수염도 깍지 않은채로 나타나 영화 관계자들이 식겁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흥행에서도 괜찮았고 스토리도 좋았으며 평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지 라젠비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1편만 본드를 하고 그만 두었으며 이후 별다른 대표작이 없는 배우로 머물렀고요. 007 시리즈는 지금도 잘나가죠.

개인적으로는 두번째로 좋아하는 007 시리즈 입니다.
순위를 매기자면, 1. 카지노 로얄, 2. 여왕폐하의 첩보원으로, 3. 스카이폴....이렇게 되고요.

참고로, 조지 라젠비가 Dimitrio Major 의 수트가 아닌, Anthony Sinclair 의 수트를 입은 사진도 보여드릴게요.

숀 코너리와 비슷한 수트입니다. 이 사진은 영화 제작중 촬영한 것이 아닌, 새 본드 홍보를 위해 제작 전 촬영된 것인데요.
수트는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Anthony Sinclair, 셔츠는 Frank Foster 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OST도 하나 남겨드립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007 OST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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